2권 8장 [율법의 해설] 요약

2권 8장 율법의 해설(Legis moralis explicatio)

 

목차

1. 서론
2. 율법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전제들
     1) 율법의 두 가지 기능
       - 하나님의 성품 반영
       - 죄를 드러내는 거울
     2) 인간 양심과 자연법
       - 자연법의 희미함
       - 기록된 율법의 필요
3. 십계명의 해설
     1) 십계명의 구조와 목적
       - 두 돌판: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2) 십계명 해석의 원리
       - 영적 해석
       - 긍정과 부정의 대칭
     3) 신약적 완성과 해석
       - 예수님의 해석
       - 영적 순종의 강조
4. 율법의 참된 목적
     1) 겸손으로 인도하는 기능
       - 인간의 무능함 인식
     2) 복음으로 이끄는 안내자
       - 오직 하나님의 자비를 의지
5. 결론

1. 서론

이 장에서 칼빈은 십계명을 중심으로 한 도덕법(Moral Law), 곧 하나님의 율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합니다. 단지 조항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율법이 왜 주어졌고,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칼빈은 율법이 단순한 외적 규범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거울이며, 동시에 인간의 죄를 드러내고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2. 율법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전제들

1) 율법의 두 가지 기능

칼빈은 먼저 율법의 두 가지 핵심 기능을 설명합니다.

• 하나님의 의와 성품을 반영하는 기준으로서의 기능: 율법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주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본질적인 윤리를 담고 있습니다.
• 인간의 죄를 드러내는 거울의 기능: 율법은 인간이 얼마나 하나님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이는 인간을 두렵게 하고 겸손하게 만들어, 복음을 갈망하게 합니다.

2) 인간 양심과 자연법

칼빈은 율법이 인간 마음에 어느 정도 새겨져 있다고 말합니다(“자연법”). 하지만 죄로 인해 인간은 이 자연법을 뚜렷이 알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왜곡된 양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록된 율법을 주셨다고 합니다.

3. 십계명의 해설

1) 십계명의 구조와 목적

칼빈은 십계명이 “두 돌판”으로 나뉘며,

• 첫 번째 돌판은 하나님에 대한 의무(1–4계명),
• 두 번째 돌판은 이웃에 대한 의무(5–10계명)를 다룬다고 정리합니다.

이 구조는 예수님께서 요약하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율법 정신과 일치합니다(마 22:37–40).

2) 십계명 해석의 원리

• 영적인 해석: 칼빈은 십계명을 단지 외적 행위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해석(마 5장)에 따라, 예컨대 "살인하지 말라"는 단지 폭력의 행위만이 아니라 미움, 분노, 혐오도 포함한다고 봅니다.
• 긍정·부정의 대칭 원리: 어떤 계명이 ‘하지 말라’고 했을 경우, 그것의 반대되는 ‘선행하라’는 명령도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합니다. 예: “도둑질하지 말라”는 이웃의 유익을 위해 돕고 지키라는 명령도 포함됨.

3) 영적 해석과 신약적 완성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습니다(마 5:17). 칼빈은 이를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율법을 왜곡한 바리새인들의 해석을 바로잡으셨다고 말합니다. 즉, 신약의 영적 해석은 율법을 강화시키는 것이지, 약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4. 율법의 참된 목적

1) 겸손으로 인도하는 기능

율법은 인간이 자신의 무능력함과 죄악됨을 깨닫게 합니다. 이것은 사람을 좌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만과 자기의에 대한 환상을 깨고 겸손하게 만듭니다.

2) 복음으로 이끄는 안내자

율법은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사람을 오직 하나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의 중보에 의지하도록 인도합니다. 이처럼 율법은 복음을 향한 교사(“paedagogus”) 역할을 합니다(갈 3:24).

 

5. 결론

칼빈은 이 장에서 율법의 진정한 목적을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1. 하나님의 의와 성품을 드러냄
2. 인간의 죄를 폭로함
3. 그리스도께 나아가도록 인도함
4. 그리스도인 삶의 지침이 됨

율법은 단순한 도덕 규범이 아니라,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고, 복음을 바라보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도구입니다.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은 자에게는, 성화의 길을 인도하는 살아있는 말씀이 됩니다.

 

에세이: 율법, 율법주의, 그리고 자유

율법은 ‘자유’의 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참된 자유는 율법의 정신, 즉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속에서 드러납니다. 칼빈은 율법을 외적인 굴레나 도덕적 잣대가 아니라, 인간을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영적 지도로 이해했습니다. 십계명은 단순히 “하지 말라”는 금지 조항의 나열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우리가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무엇을 귀히 여길 것인가’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율법주의란 율법을 자기 의의 근거로 삼는 것입니다. 반대로, 복음은 율법이 요구하는 의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셨음을 믿는 것입니다. 칼빈은 이 복음의 빛 안에서 율법을 읽을 것을 요청합니다. 죄를 정죄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은혜에 이르기 위한 교사로서 말입니다.

십계명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고,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기준으로 다시 삶을 정렬하게 합니다. 율법은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고, 진정한 자유로 인도하는 좁은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