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3장 [타락한 인간 본성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은 오직 정죄 뿐이다] 요약
2권 3장 "타락한 인간의 본성으로부터는 오직 정죄받을 것만이 나온다” (Ex corrupta hominis natura nihil nisi damnabile prodire)
목차
- 타락 이후 인간의 전적 부패에 대한 성경적 증거
- 이방인의 도덕적 선행에 대한 반론
- 죄의 종 된 의지와 그 회복의 필요성
- 신인협력론(Neopelagianism)에 대한 철저한 반박
- 아우구스티누스의 권위와 인용
- 결론: 전적 부패와 은혜의 전적 주권
서론: 인간 본성에 대한 성경적 정의
칼빈은 이 장에서 인간 본성이 얼마나 철저히 타락했는지를 깊이 있게 고찰하며, 이성, 의지, 감정, 영혼의 전 영역이 부패되었음을 강조한다. 특히 성경이 묘사하는 “육체(caro)”의 의미를 분석하며, 단순한 육체적 본능이나 감각이 아닌 영혼의 상위 기능마저 포함한 전인격적 타락을 설명한다. 즉, 인간은 그 전체 존재가 하나님과 단절된 상태이며, 자력으로는 결코 선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1. 타락 이후 인간의 전적 부패에 대한 성경적 증거 (1–2절)
칼빈은 요한복음 3:6과 로마서 8:6을 통해, 인간이 본래 “육에 속한 존재”이며, 이 육은 하나님과 원수된 상태로서,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지도, 순종할 수도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특히 바울이 말한 “육체의 소욕은 하나님과 원수된다”(롬 8:7)는 구절을 통해, 인간 본성 자체가 하나님의 뜻과 충돌하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음을 강조한다.
- Ephesians 4:17-18에서 언급된 “헛된 생각”, “어두워진 지성”,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난 상태”는 인간의 정신적 기능마저 부패했음을 나타낸다.
- 시편과 예언서에서 강조되는 인간의 무가치함(“사람은 허무보다 가벼움”, 시62:9) 또한 이를 지지한다.
칼빈은 여기서 “죄는 단지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본성의 문제”라고 선언한다. 즉, 인간은 죄를 짓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
2. 이방인의 도덕적 선행에 대한 반론 (3–4절)
철학자들 혹은 고상한 인격을 지닌 이방인들의 삶이 “본성적으로 선하다”는 반론에 대해, 칼빈은 “일반 은총(common grace)” 개념을 도입한다.
- 하나님은 창조 질서를 유지하시기 위해 이교도조차도 일정한 윤리적 자제나 사회적 덕목을 유지하게 하신다.
- 그러나 이러한 행위들은 “외형적 선함”에 불과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는 특히 Camillus vs. Catiline의 예시를 들어, 겉으로 보기에는 고결한 사람조차도 내면 깊은 곳의 타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윤리적 행위는 하나님께는 의롭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3. 죄의 종 된 의지와 그 회복의 필요성 (5–6절)
칼빈은 인간의 의지가 자유롭지 않다고 분명히 한다.
- 인간은 자유의지는 갖되, 선을 택할 능력은 상실한 상태이다.
- 이는 Bernard of Clairvaux의 명언을 통해 설명된다: “원하는 것은 인간의 능력이지만, 선을 원하는 것은 은혜의 결과다.”
이 때 자유의지란 강제적으로 박탈당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죄 아래에 굴복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인간은 자유롭게 죄를 원한다.
- 이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죄의 종 된 자유”이다.
4. 신인협력론(Neopelagianism)에 대한 철저한 반박 (7–12절)
칼빈은 **“하나님이 시작하시고, 인간이 협력하여 완성한다”**는 로마 가톨릭의 전통적 입장(특히 롬바르두스의 교의)을 비판한다.
- 그는 빌립보서 2:13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을 통해, 인간의 의지 자체도 은혜의 결과라고 말한다.
- 요한복음 15:5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은혜 없이는 "의지, 행함, 지속성" 모두 불가능하다고 선언한다.
칼빈은 특히 "gratia operans" (작용하는 은혜)과 "gratia cooperans" (협력하는 은혜)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강조한다.
-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둘을 구분했지만, 오직 은혜의 다양한 작용 방식으로 이해했을 뿐, 인간의 협력을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5. 아우구스티누스의 권위와 인용 (13–14절)
칼빈은 아우구스티누스를 반복해서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이 고대 교회의 정통임을 주장한다.
- "하나님의 은혜는 단지 제안되지 않고, 실재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은 원하게 하시고, 또한 할 수 있게 하신다”고 하며,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다.
- 또한 **“하나님께서 은혜로 의지를 창조하신다”**는 표현을 통해, 인간의 전 존재를 다시 창조하시는 은혜의 능동적 사역을 증거한다.
결론: 타락한 본성에는 소망이 없고, 구원은 오직 은혜로부터
칼빈은 제1권 제3장에서 인간의 타락이 단순한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론적 타락임을 밝히며, 모든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 있다고 선언한다. 이 장은 전적 타락의 교리를 설득력 있게 성경, 철학, 교부적 전통의 근거 위에 정립하며, 신학적 겸손과 은혜에 대한 절대 의존을 촉구한다.